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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레스테롤 수치는 정말 위험한가

영양학 기본 개념

by 기록하는 호모사피엔스 2025. 12. 13. 23:56

본문

콜레스테롤 분자 구조와 기본적인 화학적 형태
콜레스테롤은 인체 세포막과 호르몬 합성에 사용되는 지질 분자로, 공포의 대상이 되기 이전에 하나의 생화학적 물질이다.

콜레스테롤 공포는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콜레스테롤이라는 단어는 유난히 무겁게 느껴집니다.
건강검진 결과지에서 콜레스테롤 수치를 확인하는 순간, 많은 사람들은 설명을 듣기도 전에 먼저 불안을 느낍니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다”는 말 하나로 혈관, 심장, 생명까지 연상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우리는 오랫동안 그렇게 배워왔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런 질문이 자연스럽게 떠오릅니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말 위험해서 무서운 걸까요,

아니면 콜레스테롤 수치가 위험하다고 배워서 무서워진 걸까요.

이 글은 콜레스테롤이 좋다거나 나쁘다고 단정하지 않습니다.
다만 우리가 언제부터 콜레스테롤 수치를 공포의 대상으로 인식하게 되었는지, 그 과정을 차분히 살펴보려는 글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콜레스테롤을 ‘설명’으로 배우지 않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콜레스테롤을 과학적 설명으로 이해하지 않습니다.
그보다 먼저 콜레스테롤 수치에 대한 경고로 접합니다.

  •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으면 위험하다
  • 콜레스테롤 수치는 낮춰야 한다
  • 콜레스테롤 수치를 관리하지 않으면 문제가 생긴다

이 문장들은 단순하고 직관적이며 반복적으로 노출됩니다.
그 결과 콜레스테롤은 하나의 생화학적 물질이라기보다, 콜레스테롤 수치 자체가 위험을 알리는 신호처럼 인식됩니다.

중요한 점은 우리가 콜레스테롤 수치를 두려워하게 된 이유가 충분한 이해의 결과라기보다,
과정은 생략되고 결론만 학습된 결과라는 사실입니다.

잘못된 정보와 단순화된 설명 때문에,
콜레스테롤 ‘수치’가 아니라 콜레스테롤 ‘자체’를 위험한 물질로 오해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콜레스테롤 공포는 개인의 생각에서 시작되지 않았다

콜레스테롤에 대한 공포는 개인의 선택이나 성향에서 시작된 것이 아닙니다.
그 배경에는 시대적 변화와 사회적 불안이 있었습니다.

전후 사회와 심장질환의 급증

20세기 중반, 특히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서구 사회에서는 심장질환이 급격히 증가했습니다.
갑작스러운 심장마비와 원인을 명확히 설명하기 어려운 심장질환 사망은 사회 전체에 큰 불안을 안겼습니다.

당시 사람들은 질문했습니다.
“왜 이런 병이 이렇게 많아졌을까?”

하지만 그 질문에 바로 답할 수 있을 만큼 과학은 정교하지 않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비교적 쉽게 측정할 수 있었던 혈액 속 지방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원인 후보로 떠오르게 됩니다.

 

전후 사회문화 변화와 식품산업의 급격한 전환

2차 세계대전 이후 심장질환이 급증하던 시기는, 단순히 의료 환경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문화 전반이 급격히 바뀌던 시기이기도 했습니다. 전쟁을 거치며 발전한 식품 보존 기술과 대량 생산 시스템은 전후 민간 시장으로 빠르게 전환되었고, 이전 세대가 거의 경험하지 못했던 형태의 음식들이 일상으로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정제 밀가루, 설탕, 식물성 유지, 가공육, 통조림 식품은 빠르게 보급되었고, 이는 단순한 식단 변화가 아니라 인체가 접하는 영양 환경 자체의 변화를 의미했습니다. 고열 처리와 정제 과정을 거친 식품은 저장과 유통에는 유리했지만, 인체 대사와의 관계는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여기에 자동차 중심의 생활 방식, 신체 활동 감소, 흡연 문화의 확산, 전후 사회의 만성적 스트레스까지 겹치면서 심혈관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들이 동시에 작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즉 전후 심장질환의 증가는 특정 영양소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식품산업의 변화와 생활문화 전반이 한꺼번에 바뀐 결과로 보는 편이 더 정확합니다.

그러나 당시의 과학은 이러한 복합적 변화를 하나씩 분해해 설명할 만큼 충분히 정교하지 않았고, 그 결과 비교적 측정이 쉬웠던 콜레스테롤 수치가 가장 눈에 띄는 설명 대상으로 선택되었습니다.

 

가능성이 사실처럼 받아들여진 과정

초기의 연구들은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을수록 심장질환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가설을 제시했을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가설은 곧
콜레스테롤 수치가 심장질환의 원인인 것처럼 대중에게 전달되기 시작했습니다.

과학은 원래 조심스럽게 검증을 거듭하는 과정이지만,
불안한 사회는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그 결과 불확실한 설명이 가장 빠른 답처럼 받아들여지게 됩니다.

 

왜 ‘지방과 콜레스테롤’은 위험의 상징이 되었을까

의학적 제안, 국가의 기준, 사회의 상식

콜레스테롤 수치의 기준은 한 주체가 단독으로 만든 것이 아닙니다.

의학계는 연구를 통해 위험 가능성이 조금 더 관찰된 구간을 제안했고,
국가는 이를 건강검진과 공중보건의 관리 기준으로 채택했으며,
사회는 이 기준을 반복적으로 접하며 상식처럼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오늘날의 기준은
몸이 보내는 신호라기보다,
의학적 제안이 국가의 관리 기준을 거쳐 사회적 상식으로 굳어진 언어에 가깝습니다.

설명보다 경고가 쉬웠던 이유

개인의 몸은 모두 다릅니다.
같은 콜레스테롤 수치라도 의미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차이를 모두 설명하고 관리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사회는 설명보다 경고를 선택했고,
콜레스테롤 수치는 점점 단순한 위험 기준으로 굳어졌습니다.

숫자로 관리되기 시작한 건강

우리가 실제로 두려워하는 것은 콜레스테롤이라는 물질 자체가 아니라,
콜레스테롤 수치라는 숫자입니다.

  • 정상 수치
  • 경계 수치
  • 위험 수치

이 숫자들은 원래 이해를 돕기 위한 기준이었지만,
점점 건강을 판정하는 기준표처럼 작동하기 시작했습니다.

문제는 이 기준이 개인의 맥락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그 결과 사람들은 자신의 몸 상태보다 콜레스테롤 수치 기준을 더 신뢰하게 됩니다.

공포는 왜 지금까지 유지되는가

여기서 이 글의 핵심 문장이 등장합니다.

공포는 틀려도 유지됩니다.
특히 콜레스테롤 수치에 대한 공포는 설명보다 관리가 쉽기 때문입니다.

콜레스테롤 수치는 원래 개인의 몸 상태를 정확히 설명하기 위한 값이라기보다,
집단 관리를 위해 설정된 통계적 기준에 가깝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기준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따지기보다,
“그래도 조심해서 나쁠 건 없지”라는 태도로 이를 받아들입니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으니 조심하라”는 말은 반박하기 어렵고,
“그래도 위험할 수 있다”는 말은 언제나 안전한 선택처럼 들립니다.
이런 표현들은 설명을 요구하지 않으면서도,
행동을 통제하는 데에는 충분히 효과적입니다.

그 결과 집단 관리를 위해 만들어진 기준 수치는
의심이나 재검토의 대상이 되기보다
생활 속 상식으로 굳어졌고,
콜레스테롤 수치에 대한 공포 역시 검증되지 않은 채 유지되어 왔습니다.

그래서 이 공포는 쉽게 수정되지 않고,
업데이트되지 않은 채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글이 말하지 않는 것, 그리고 다음 이야기

이 글은 말하지 않습니다.

  •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도 괜찮다고
  • 아무 음식이나 먹어도 된다고
  • 기존 의학 기준이 전부 틀렸다고

이 글이 말하고 싶은 것은 이것입니다.

우리가 콜레스테롤 수치를 두려워하게 된 과정은
과학 하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시대적 불안과 사회적 관리 방식이 함께 만든 결과
라는 점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오해하는
LDL 콜레스테롤 수치와 HDL 콜레스테롤 수치의 의미를 다룹니다.
왜 어떤 콜레스테롤 수치는 ‘나쁘다’고 불리고,
어떤 콜레스테롤 수치는 ‘좋다’고 불리는지,
그 단순한 구분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살펴볼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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