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혈당지수(GI)가 낮다길래 먹었어요.”
현장에서 실제로 자주 들을수 있는 말입니다.
보리밥은 혈당에 좋다고 알려진 대표적인 음식입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안심하고 흰쌀밥 대신 보리밥을 선택합니다.
그런데 결과는 다릅니다.
식후 혈당은 기대만큼 내려가지 않습니다.
그때 나오는 반응은 거의 같습니다.
“아니, 보리밥이 혈당에 좋다면서요?
왜 이렇게 오르죠?”
이건 예외적인 일이 아닙니다.
현장에서 반복해서 나타나는 장면입니다.
A씨는 60대 초반입니다.
당뇨 진단은 없지만 공복 혈당이 경계선에 있습니다.
평소 운동은 거의 하지 않는 편입니다.
즐겨보는 건강 블로그에서
“보리는 혈당지수(GI)가 낮아 혈당에 좋다”는 글을 보고
점심 식사를 보리밥 한 공기로 바꿨습니다.
첫날 식사는 이랬습니다.
식후 2시간 후 혈당을 재보니 180을 넘었습니다.
A씨는 당황하며 이렇게 말합니다.
“보리밥이 혈당에 좋다길래 먹었는데
왜 이렇게 오르죠?”
며칠 뒤, 같은 보리밥 한 공기를 다시 먹었습니다.
이번에는 밥의 양은 그대로 두고, 조건을 바꿨습니다.
이번에는 결과가 달랐습니다.
식후 혈당은 실제로 내려갔습니다.
두 식사의 차이는
보리의 종류도 아니고, 밥의 양도 아니었습니다.
달라진 건 이것이었습니다.
고기, 계란, 지방을 함께 섭취하면
탄수화물(포도당)의 흡수 속도는 느려집니다.
여기에 식후 산책이나 운동이 더해지면
근육이 포도당을 바로 사용하면서
식후 혈당은 실제로 내려갑니다.
이 차이는
혈당지수(GI) 하나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GI가 낮다는 말은
탄수화물 자체가 적다는 뜻이 아닙니다.
수치로 보면 오해가 분명해집니다.
흰쌀밥 한 공기 기준
보리밥 한 공기 기준
보리밥은 흰쌀밥보다
흡수 속도는 느릴 수 있지만,
한 공기 기준 탄수화물 비중은 여전히 식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합니다.
GI가 낮다는 이유만으로
혈당 부담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설명이 부족한 블로그 글이 문제인 건 맞습니다.
조건을 지우고 결론만 남기는 글은 이래서 위험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그 글을 마치 처방처럼 그대로 믿고 읽는 방식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혈당에 좋다”는 한 문장을 보고
내 상태가 어떤지,
내 식사 방식이 어떤지,
내 몸이 그 조건에 해당하는지
묻지 않은 채 적용하는 순간,
그 순간부터 결과의 책임은
글과 독자 모두에게 생깁니다.
내가 읽고 있는 건강정보 글이
어떤 사람을 기준으로 쓰였는지 확인하십시오.
그 기준을 삭제한 채 일반화하면
효과를 못 볼 수도 있고,
조건에 따라서는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당뇨든 고혈압이든 다른 만성 질환이든
~에 좋다더라는 글을 대하면
그 정보가 제공하는 음식 이름만 기억하지 마십시오.
양, 조합, 타이밍, 활동량이 함께 추가적으로 설명되지 않았다면
그건 처방이 아니라 참고 정보일 뿐입니다.
“좋다”, “안전하다” "효과있다"는 말이 나오면
반드시 이렇게 바꿔 읽으십시오.
“어떤 조건에서?”
이 질문 하나만 붙여도
그 정보는 맹신의 대상이 아니라
선별의 대상이 됩니다.
꼭 기억해 두세요.
혈당지수(GI)는 음식의 성질일 뿐이고,
혈당은 식사 방식과 몸 상태가 만들어낸 결과라는 사실을.
‘좋은 음식’이라는 말이
결과를 대신 보장해 주지는 않습니다.
결과는 언제나
무엇을 먹었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적용했는가에서 나옵니다.
정보를 그대로 믿는 것이 아니라
조건을 읽고, 맥락을 판단하는 힘
그것이 결국
건강을 스스로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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