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대로 접어들면서
병원에서 혈당관리 주의경고를 듣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지금까지 유지해 오던 식단 전체를 재점검하라는 신호입니다.
당장 무엇을 끊을지부터 정하기보다
어떤 식습관이 반복되고 있는지를
먼저 점검해야 합니다.
혈당에 직격탄인 설탕이나 밥은 줄였는데도
혈당 수치는 그대로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는 이유는
문제의 초점이 음식 하나가 아니라
음식의 양에만 맞춰져 있기 때문입니다.
혈당의 직접적인 원인은 탄수화물이지만,
혈당 관리는 얼마나 많이 먹느냐보다
얼마나 빨리 흡수되느냐에 더 민감합니다.
같은 양이라도
흡수 속도가 빠르면
혈당은 훨씬 가파르게 반응합니다.
특히 정제 과정을 거친 탄수화물은
곡물이나 감자 같은 식물에 저장된
전분이 중심이 됩니다.
전분은 포도당이 연결된 덩어리로,
현미나 통곡물 상태에서는
섬유질과 세포벽 안에 갇혀 있습니다.
그래서 씹는 데 시간이 걸리고, 위와 장에서도
천천히 풀리며 흡수됩니다.

하지만 정제 과정을 거치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껍질(겨)과 배아가 제거되면서
전분을 감싸던 물리적 보호막이 사라집니다.
이때 전분은 입자가 훨씬 작아지고,
서로 느슨하게 붙은 상태로 바뀝니다.
이 구조에서는 씹는 순간부터 효소가 빠르게 작용해
흡수가 바로 시작됩니다.
그 결과 혈당이 천천히 오르기보다
짧은 시간 안에 급격히 오르는 현상,
흔히 말하는 혈당 스파이크가 나타납니다.
혈당관리 경고를 받으면
대부분 단 음료나 디저트부터 떠올립니다.
하지만 실제로 더 자주 문제를 일으키는 건
다른 데 있습니다.
빵, 면, 크래커, 베이커리류.
정제된 탄수화물(정제밀가루)이
중심이 되는 음식들입니다.
아침에 빵,
점심에 면,
오후에 간단한 과자.
각각은 가벼운 선택처럼 보이지만
하루 전체로 보면 혈당을 빠르게 올리는 식습관이
여러 차례 반복됩니다.
밥을 줄였다는 말 속에는 종종 빠진 부분이 있습니다.
주식(밥)은 줄였지만 대신 먹는 음식이
라면이나 빵처럼 흡수가 빠른 정제 탄수화물인 경우입니다.
정제 탄수화물은
빨리 분해되고 빨리 흡수되기 때문에
포만감이 오래 유지되지 않습니다.
배가 빨리 꺼지기 때문에
간식이 자연스럽게 끼어듭니다.
이때 혈당은 높게 한 번 오르기보다
자주, 빠르게 오르는 상태가 됩니다.

같은 정제 탄수화물인데도
빵과 라면의 차이는 몸으로 느껴집니다.
빵은 흡수 속도가 빠르고,
라면은 지방과 단백질, 뜨거운 국물과 염분이 함께 들어옵니다.
이 조합이 위 배출 속도를 늦추고
포만감 신호를 더 오래 유지시킵니다.
그래서 빵은 흡수 속도가 바로 드러나고,
라면은 지방과 국물이
그 속도를 잠시 늦춰줍니다.
밥을 줄였다고 해도 그 자리를 빵이나 면으로 채운다면
혈당 관리에서는 효과가 거의 없습니다.
탄수화물의 형태만 바뀌었을 뿐,
흡수 속도는 여전히 빠르기 때문입니다.
정제 탄수화물을 완전히 끊는 식단은
현실적으로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방법이 전혀 없는 건 아닙니다.
식사할 때 단백질과 지방이 포함된 음식을 먼저 먹고,
마지막에 탄수화물을 먹는 방식은
혈당 부담을 낮추는 현실적인 선택입니다.
지방과 단백질은 위와 소장에서 먼저 처리되면서
탄수화물의 흡수 속도를 자연스럽게 늦춥니다.
혈당 관리에서 문제는 한 끼의 완벽함이 아닙니다.
얼마나 높이 오르느냐보다
얼마나 빠르게, 얼마나 자주 오르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혈당관리 주의경고 단계에서는
식단 구조만 바꿔도 몸의 반응이
비교적 빠르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엇을 무조건 끊을지보다
어떤 식습관이 혈당을 덜 빠르게 올리는지부터
차분히 조정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출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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